작성 : mirustory · 김기자 · 2026.06.20
📋 이 글의 핵심
▪ FSD v14.2 = 도심·고속도로 전 구간 핸즈오프 / HDA2 = 고속도로 한정, 핸들 필수 / HDP = 레벨3이지만 2021년 발표 후 2026년 현재까지 미출시
▪ HDP가 5년째 출시 못 한 배경 - 국내 법규가 요구하는 HD맵·라이다·4방향 영상기록장치·OTA 사후관리 의무가 겹쳐 검증이 복잡
▪ 독일은 2021년 레벨4 법제 완비, 중국은 레벨3 인증 완료 - 한국의 2028년 양산 목표가 글로벌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는지 점검 필요

세 가지 자율주행,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자율주행 레벨 단계별 개념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이미지
자율주행 레벨 단계별 개념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이미지

한국 도로에서 지금 달리는 자율주행 기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테슬라 FSD v14.2, 현대·기아 HDA2, 그리고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HDP다. 같은 '자율주행'이라는 말로 묶이지만, 작동 범위·센서 구성·사고 시 책임 소재가 모두 다르다. 이 차이를 이해하면 한국 자율주행 시장의 현주소가 보인다.

SAE 기준으로 레벨 0~5까지 나뉘는 자율주행 등급에서, 레벨 2는 시스템이 조향·가감속을 보조하되 운전자가 항상 개입 가능해야 한다. 레벨 3은 특정 조건에서 시스템이 주행을 전담하고 사고 시 제조사가 책임진다. FSD와 HDA2는 레벨 2, HDP는 레벨 3으로 분류된다.

테슬라 FSD v14.2 - 카메라만으로 도심까지

한국도로공사에서 테슬라 FSD 시험주행 장면
한국도로공사에서 테슬라 FSD 시험주행 장면

테슬라 FSD는 8개의 카메라만으로 구동되는 퓨어 비전(Pure Vision) 방식이다. 라이다나 레이더 없이 카메라와 엔드투엔드 신경망(v14 아키텍처)만으로 신호등·보행자·좌회전·복잡한 도심 교차로까지 처리한다. 8,500만 대 이상의 차량에서 수집한 데이터로 지속 학습하며, OTA로 수시로 업데이트된다.

한국에서는 2024년 말 승인 이후 v14.2까지 업데이트됐으며, 아이 트래킹 카메라로 운전자 시선을 감지해 전방 주시가 확인된 상태에서 핸즈오프 주행이 가능하다. 작동 범위는 고속도로뿐 아니라 일반 도로와 도심 구간까지 포함된다. HD맵 없이도 실시간 카메라 인식만으로 주행하기 때문에 별도의 정밀 지도 의존도가 낮다. (출처: 테크월드뉴스 2025.11)

단, FSD는 SAE 레벨 2다. 운전자가 항상 주의를 유지해야 하고 법적 책임도 운전자에게 있다. '완전 자율주행'이라는 이름과 달리, 시스템이 모든 책임을 지는 단계는 아니다.

현대·기아 HDA2 - 한국 대중차의 현실

현대자동차 HDA 설명 이미지

HDA2(고속도로 주행 보조 2)는 현재 현대·기아 대부분의 신차에 탑재된 레벨 2 시스템이다. 카메라와 전측방 레이더를 활용해 앞차와의 거리·차로 중앙 유지·자동 차선 변경(방향지시등 조작 필요)을 수행한다. ADAS맵과 연동해 분기점 진입 시 자동 감속, 코너 구간 속도 조절 등도 지원한다. (출처: 매일일보 2023.05)

가장 큰 제약은 두 가지다. 첫째,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만 작동한다. 도심 구간이나 일반 국도에서는 비활성화된다. 둘째, 운전자가 항상 핸들을 잡고 있어야 한다. 약 15초간 손을 떼고 있으면 '핸들을 잡으십시오' 경고가 뜨고, 계속 무시하면 시스템이 해제된다.

HDA2는 현대차그룹이 "사실상 레벨 3에 가까운 기술"이라고 설명할 만큼 완성도가 높지만, 법적 분류는 레벨 2다. 운전자 개입 의무가 있는 한 레벨 3이라고 부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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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P - 2021년 발표, 2026년 현재 아직 없다

기아 EV9 GT-line. 사진=기아 제공  출처 : 매일일보(https://www.m-i.kr)
기아 EV9 GT-line / 기아 제공

HDP(Highway Driving Pilot)는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레벨 3 자율주행 기술이다. 전면 라이다 2개·레이더·카메라를 포함해 총 15개의 센서, HD맵, 통합 제어기(ADCU)로 구성된다.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핸즈오프 주행이 가능하고, 레벨 3이기 때문에 시스템 작동 중 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이 제조사에게 있다. 최고 속도는 80km/h(OTA 업데이트 후 100km/h)다. (출처: 매일일보 2023.05 / 모터그래프 2023.03)

문제는 출시 타임라인이다. HDP는 2020년 12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처음 발표됐다. 2022년 제네시스 G90 탑재 예정이었다가 연기됐다. 2023년 기아 EV9 탑재가 예고됐다가 다시 연기됐고, 2023년 11월 EV9 가격표에서 HDP 옵션이 삭제됐다. 2025년 10월에도 "예상보다 다양한 변수를 마주하고 있다"는 기아 CEO의 발언이 나왔고, 2025년 12월에는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총괄 송창현 사장이 사임했다. (출처: 블로터 2025.12 / 네이트뉴스 2025.10)

5년째 출시 못 하고 있는 이유는 기술력 부족만이 아니다. 국내 레벨 3 자율주행 법규가 요구하는 조건이 복잡하게 겹쳐 있다. 4방향 고해상도 영상기록장치 의무화, 정밀 HD맵 의존 구조, OTA 업데이트 사후 모니터링 의무, 사고 시 제조사 책임 명확화 요건 등이 검증 과정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다.

핵심 차이 한눈에 - 3기술 비교 테이블

구분 테슬라 FSD v14.2 현대·기아 HDA2 현대·기아 HDP
SAE 레벨 레벨 2 레벨 2 레벨 3
센서 구성 카메라 8개 (퓨어 비전) 카메라 + 레이더 카메라 + 레이더 + 라이다 2개 (총 15개)
작동 구간 고속도로 + 도심 전 구간 고속도로·전용도로만 고속도로·전용도로만
핸즈오프 가능 (아이트래킹) 불가 (15초 경고) 가능
최대 속도 고속도로 제한 속도 80~110km/h 80km/h (OTA 후 100km/h)
HD맵 의존 불필요 (AI 실시간 인식) ADAS맵 사용 정밀 HD맵 필수
사고 시 책임 운전자 운전자 시스템 작동 중 제조사
국내 현황 ✅ 출시 (v14.2) ✅ 대부분 신차 탑재 ❌ 2021년 발표 - 미출시

법규가 기술을 묶고 있다 - 한국 자율주행 규제 딜레마

국내 자율주행차 관련 주요 법률 인포그래픽
국내 자율주행차 관련 주요 법률 인포그래픽

현대·기아가 레벨 3 기술인 HDP를 5년째 출시하지 못하는 핵심 이유 중 하나는 국내 자율주행 법규 구조에 있다. 한국은 레벨 3 자율주행 차량에 고장감지·경고장치, 기능해제장치, 전방·후방·좌우 4방향 영상기록장치(1280x720 이상)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OTA 업데이트 후 사후 성능 모니터링도 의무다. (출처: 테크월드뉴스 2026.01)

더 큰 문제는 정밀 HD맵이다. HDP는 고속도로 주행에 정밀 HD맵을 필수로 요구하는데, 국내 정밀 지도 제작은 법적으로 제한이 있어 외국 기업이 독자적으로 제작할 수 없다. 국내 기업도 HD맵 데이터를 갱신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반면 테슬라 FSD는 HD맵 없이 카메라 실시간 인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이 제약에서 자유롭다.

주목할 것은 글로벌 비교다. 독일은 2021년 세계 최초로 레벨 4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한 법제를 완비했다. 일본은 보수적인 규제 환경임에도 2025년까지 40여 지역에서 레벨 4 무인 이동서비스 시범 운행을 계획했다. 미국은 2025년 4월 트럼프 행정부가 자율주행차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 장벽 제거를 공식 발표했다. 중국은 2025년 12월 창안자동차와 베이징자동차에 레벨 3 자율주행 인증을 부여했다. (출처: 테크월드뉴스 2026.01 / CNBC 2026.05)

한국 정부의 K-모빌리티 전략은 2026년 법·제도 완비, 2027년 E2E-AI 모델 개발, 2028년 자율주행차 양산이라는 로드맵을 제시한다. (출처: 법률신문 2025.12) 방향은 맞다. 하지만 중국이 레벨 3 인증을 이미 완료했고, 미국이 레벨 4 로보택시를 실제 운행하는 2026년 시점에서 2028년 양산이라는 목표가 충분히 빠른 속도인지 점검이 필요하다.

📌 테슬라 FSD - 일본·대만도 법 손보는데 한국 자율주행 전략은 충분한가

글로벌 경쟁에서 한국이 놓치지 말아야 할 것

미래 자율주행 자동차 도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이미지
미래 자율주행 자동차 도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이미지

자율주행은 데이터가 쌓일수록 빠르게 개선되는 기술이다. 테슬라가 8,500만 대에서 데이터를 학습하는 동안, 현대·기아의 HDP는 도로 위를 달리지도 못하고 있다. 상용화가 늦어질수록 실제 도로 데이터 격차가 벌어지고, 그 격차를 따라잡는 데 다시 시간이 걸리는 악순환이다.

물론 안전이 최우선이다. 레벨 3에서 사고가 나면 제조사가 책임을 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현대·기아가 신중하게 검증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규제 환경이 이 신중함을 더 크게 강요하는 방식이다. 검증에 필요한 기간이 길어질수록, 현장에서 쌓이는 데이터는 경쟁사들이 가져간다.

국토부가 해야 할 일은 규제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더 빠르게 검증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유럽이 UN R-171이라는 공통 프레임으로 한 나라의 검증이 전체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든 것처럼, 한국도 시범운행지구를 도시 단위로 확대하고, HD맵 데이터 활용 규제를 합리화하며, 레벨 3 사고 책임 보험 체계를 선제적으로 정비하면 속도를 높일 수 있다.

현대·기아의 HDP는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술이다. 라이다 2개를 포함한 15개 센서 시스템은 카메라만 쓰는 FSD보다 험악한 날씨에서 유리할 수 있다. 이 기술이 한국 도로에서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있다면, 그 손해는 제조사만의 것이 아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문제이기도 하다.

자주 묻는 질문

Q. HDA2와 FSD, 일반 운전자가 체감하는 차이는 무엇인가요?

HDA2는 고속도로에서만 작동하고 핸들을 잡아야 합니다. FSD는 도심 신호등·보행자·복잡한 교차로까지 처리하며 핸들을 잡지 않아도 됩니다. 실제 사용 범위의 차이가 큽니다.

Q. HDP는 왜 아직도 출시가 안 됐나요?

기술적 검증 과정에서 예상보다 다양한 변수가 발생했고, 국내 레벨 3 법규가 요구하는 HD맵·4방향 영상기록장치·OTA 사후 모니터링 등의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출시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2025년 말 자율주행 총괄 임원의 사임도 불확실성을 키웠습니다.

Q. 레벨 3과 레벨 2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무엇인가요?

사고 시 법적 책임입니다. 레벨 2는 어떤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책임집니다. 레벨 3는 시스템 작동 조건 내에서 발생한 사고는 제조사가 책임집니다. 이 차이 때문에 제조사가 레벨 3 출시에 훨씬 신중합니다.

Q. 테슬라가 라이다 없이 카메라만 쓰는 이유는요?

라이다 없는 퓨어 비전 방식이 비용 절감과 확장성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테슬라는 수천만 대의 차량 데이터로 AI를 훈련시켜 카메라만으로도 충분한 인식 성능을 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현대차그룹의 HDP처럼 라이다를 쓰는 방식은 야간·악천후에서 더 안정적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핵심 정리
▪ FSD(레벨2) = 도심+고속도로·핸즈오프·카메라 AI / HDA2(레벨2) = 고속도로 한정·핸들 필수 / HDP(레벨3) = 기술은 완성, 2021년 발표 후 국내 미출시
▪ HD맵 의존·4방향 영상기록 의무·OTA 사후 모니터링 등 복잡한 국내 법규가 HDP 출시 속도를 늦추고 있다
▪ 독일 레벨4 법제 완비(2021)·중국 레벨3 인증 완료(2025.12) - 한국의 2028년 양산 목표가 글로벌 속도를 따라가려면 검증 체계의 속도 개선이 필요하다

태그: 테슬라FSD, HDA2, HDP, 자율주행, 현대기아, 레벨3, 국토부, 자율주행법규, 전기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