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ustory | 김기자 |

테슬라 FSD는 생산지가 미국인지 중국인지, 탑재된 칩이 하드웨어3인지 AI4인지에 따라 국내 사용 가능 여부가 완전히 갈린다.

테슬라 모델S와 모델X 가 넓은 광야에 전시되어 있다.

오늘 이 글에서
▪ 미국산+AI4 차량(2023년 3월 이후 모델S·X, 사이버트럭)은 지금 바로 FSD 사용이 가능하다
▪ 미국산+하드웨어3 차량(구형 모델3·모델Y·모델S·X)은 FSD 라이트 배포로 곧 지원될 가능성이 높다
▪ 중국산+AI4 차량(모델3 하이랜드, 모델Y 주니퍼)은 기술은 갖췄지만 국내 규제 미비로 대기 중이다
▪ 초기 하드웨어2 모델S·X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나, 하드웨어3 무상 업그레이드 차량은 예외다

한미FTA와 칩 세대, FSD를 가르는 두 기준

한미 FTA 상징 이미지자동차를 국내에서 팔려면 국토교통부의 KMVSS(자동차안전기준)를 통과해야 한다. 예외가 하나 있다. 한미 FTA다. 미국에서 미국 안전기준을 통과한 차는 국내 별도 검사 없이 국내 기준도 통과한 것으로 인정된다.

원래는 제작사별 연간 2만5천대까지만 이 예외가 적용됐다. 2018년 한미 FTA 개정으로 상한이 5만대로 늘었고, 작년 관세협상에서는 이 상한선 자체가 폐지됐다. (출처: 한미 자유무역협정 자동차 안전기준 특례 조항 및 2025년 관세협상 합의 내용) 그래서 지금은 미국산 차라면 대수 제한 없이 미국 기준만 통과하면 국내 기준도 통과한 것으로 인정된다.

미국에서는 FSD가 합법이다. 미국산 테슬라는 국내에 들어와도 FTA 덕분에 국내 기준을 다시 볼 필요 없이 FSD를 그대로 쓸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중국산 테슬라는 FTA 혜택이 없다. 국내 안전기준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야 한다. 그런데 국내 기준에는 아직 유럽이 시행 중인 기본적인 DCAS 01 수준의 조항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두 번째 기준은 칩이다. 테슬라가 자체 설계한 자율주행 칩은 크게 두 세대로 나뉜다. 2019년에 나온 하드웨어3, 2023년에 나온 AI4다. FSD 버전12 이후의 엔드투엔드 방식은 연산량이 커서 AI4 탑재 차량에서만 제대로 돌아간다. 하드웨어3는 메모리 대역폭이 AI4의 일부 수준에 그쳐 한계가 뚜렷했다. 실제로 테슬라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하드웨어3로는 비감독형 FSD가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하드웨어3 차량은 작년 초부터 FSD 버전12.6에 멈춰 1년 넘게 업데이트가 끊긴 상태였다. 이 공백을 메우려고 나온 게 FSD 라이트다. AI4용 FSD 버전14의 판단 능력을 지식 증류 기술로 압축해 하드웨어3에서도 돌아가게 만든 경량화 버전으로, 지난 6월29일 미국에서 배포가 시작됐다. (출처: 테슬라 미국 소프트웨어 릴리즈 노트 2026.06) 초기 사용 후기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미국산+AI4, 지금 바로 FSD 되는 차

주행중인 테슬라 사이버트럭 정측면 모습

2023년 3월 이후 출고된 신형 모델S, 모델X, 사이버트럭이 여기 해당한다. AI4 칩은 2023년 1월부터 생산에 투입됐는데, 모델S·X 기준으로는 2023년 3월 이후 인도분부터 확실히 탑재됐다.

모델S·X 구매자의 FSD 채택률은 최근 80%까지 올랐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FSD를 쓰려고 모델S·X를 산다는 표현이 더 정확한 셈이다.

다만 모델S·X는 글로벌 단종으로 신차 구매가 불가능하다. 중고 시세에는 이미 프리미엄이 붙었다. 6만km를 탄 사륜구동 모델S가 약 1억2천만원에 거래된다. (출처: 엔카닷컴 시세 2026.07 기준) 신차 출고가가 1억2,500만원이었으니 감가는 500만원에 그친 셈이다.

신차로 FSD를 경험하려면 사실상 사이버트럭뿐이다. 시작가는 1억4,500만원이다. (출처: 테슬라코리아 공식 가격표 2026.07) 비싸다. 일상 편의성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다. 그래도 지금 신차로 FSD를 쓰려면 최소 1억 중반대 비용은 각오해야 한다.

미국산+하드웨어3, 곧 FSD 라이트 받는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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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 테슬라 모델3/ 사진 위키백과

테슬라는 FSD 라이트의 글로벌 배포 시점이 각국 규제 승인과 기술 검증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정확한 날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다만 미국산 차량은 FTA 덕분에 국내 규제 장벽이 없다. 글로벌 배포가 선언되면 순차 지원될 가능성이 높다.

해당하는 차는 세 종류다. 첫째, 2019년 8월부터 2024년 3월까지 국내에 들어온 구형 모델3다. 전량 미국 프리몬트 공장 생산이다. 중국 CATL의 LFP 배터리를 단 연식변경 모델조차 프리몬트 최종 조립이라 미국산으로 분류된다.

둘째, 2023년 초까지 들어온 NCM 배터리 탑재 구형 모델Y다. 2023년 7월부터 LFP 배터리를 단 중국산 모델Y RWD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전부 미국산 하드웨어3였다. 단, 2024년 2월 이후 생산분 모델Y는 외관은 구형이라도 AI4 칩으로 바뀌었으니 이 그룹에서 빠진다.

셋째, 하드웨어3가 처음 나온 2019년 4월부터 AI4로 넘어가기 전인 2023년 3월 이전 생산된 모델S, 모델X다. 이 세 그룹은 FSD 라이트 글로벌 배포를 기다리면 된다. 성능은 일반 FSD보다 다소 낮겠지만, 고속도로부터 일반도로까지 핸즈프리 주행을 경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중국산+AI4, 기술은 있어도 규제가 막은 차


지금 국내에서 팔리는 모델3 하이랜드, 모델Y 주니퍼 전량과 2024년 2월 이후 수입돼 AI4로 전환된 구형 모델Y가 여기 해당한다. 칩만 보면 지금 당장 FSD를 써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 중국산이라 FTA 혜택이 없어 국내 안전규정을 전부 지켜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고속도로 핸즈프리를 허용하는 DCAS 01 수준을 국내법으로 도입하는 절차를 작년 말부터 진행 중이다. 빠르면 올해 하반기 도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지난 6월24일 도심 핸즈오프까지 허용하는 최신 DCAS 02를 표결로 통과시켰다. 이르면 올해 10월, 늦어도 내년 초 발효될 전망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이를 국내법으로 들여오는 절차까지 감안하면 2027년 말에서 2028년까지 늦춰질 수 있다는 게 취재로 확인된 목표치다.

게다가 DCAS 02조차 도심에서는 운전자가 손을 완전히 뗄 수 없게 규정한다. 테슬라 FSD는 이미 이 수준을 넘어섰다. 테슬라는 작년 유럽 전략 발표에서 DCAS 규정을 따라가지 않겠다고 못박기도 했다. 결국 도심 핸즈프리까지 가려면 국토부가 별도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지금으로선 그 가능성을 높게 보기는 어렵다.

그래서 이 그룹의 진짜 FSD 시점은 특정하기 어렵다. 다만 고속도로 핸즈프리는 빠르면 올해 말, 고속화도로 핸즈프리는 빠르면 내년 말 지원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국토교통부 자율주행 관련 규정 확인하기 →

중국산+하드웨어3, 이중으로 걸린 애매한 차

달리는 테슬라 모델Y 주니퍼 측면

2023년 7월부터 2024년 2월까지 들어온 중국산 모델Y RWD가 해당한다. 당시 5,699만원에 나온 LFP 배터리 모델로 (출처: 테슬라코리아 공식 가격표 2023),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됐다.

이 차들은 두 조건에 동시에 걸려 있다. 중국산이라 규제 장벽을 넘어야 하고, 하드웨어3라 FSD 라이트도 받아야 한다. 게다가 FSD 라이트는 지금 미국산 차량에서만 작동이 확인됐다. 중국산 모델에서도 돌아갈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언젠가 중국산 FSD 규제가 풀리는 시점에 라이트 수준으로라도 구동될 걸로 기대는 해볼 수 있다. 솔직히 지금 단정짓기는 이르다. 좀 더 지켜봐야 하는 그룹이라고 보는 게 맞다.

초기 하드웨어2 차량, FSD 자체가 불가능

2019년 4월 이전 판매된 초기 모델S(2017년 출시), 모델X(2018년 8월 출시)가 해당한다. 국내 대수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차들에는 하드웨어3가 아니라 엔비디아 드라이브 PX2 기반 하드웨어2, 하드웨어2.5가 들어가 있다. FSD 라이트조차 돌릴 수 없는 세대다. 원칙적으로 FSD 구동이 불가능하다.

예외는 있다. 당시 FSD 옵션을 유료로 구매한 오너 중 하드웨어3로 무상 업그레이드(레트로핏)를 받은 차량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이 경우 미국산+하드웨어3 조합이 되어 앞서 말한 곧 될 차 그룹으로 올라간다. 오래된 모델S, 모델X를 타는 사람이라면 제어소프트웨어, 차량정보 메뉴에서 하드웨어 버전을 한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테슬라 FSD 5개 그룹 한눈에 비교

지금까지 정리한 내용을 표로 다시 보면 다음과 같다.

그룹 생산지·칩 해당 차종 현재 상태
지금 되는 차미국산+AI4신형 모델S·X, 사이버트럭사용 가능
곧 될 차미국산+하드웨어3구형 모델3·모델Y, 구형 모델S·XFSD 라이트 대기
나중에 될 차중국산+AI4모델3 하이랜드, 모델Y 주니퍼국내 규제 대기
애매한 차중국산+하드웨어3중국산 모델Y RWD(2023.7-2024.2)이중 조건, 불확실
안 되는 차하드웨어2·2.52019.4 이전 초기 모델S·X사용 불가(업그레이드 예외)

유튜브 커뮤니티 화면캡쳐

규제 완화가 늦어지면 안전과 경쟁력 모두 놓친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가능한데 국내 규제가 도입을 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령운전자 교통사고가 매년 늘고 있다는 우려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검증된 자율주행 기술을 서둘러 들여오는 편이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길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이유다. 도입이 늦어질수록 국내 자율주행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쌓을 기회도 함께 줄어든다는 우려도 있다.

안전과 검증을 최우선에 두는 국토교통부의 입장도 물론 이해할 만하다. 다만 혁신과 속도를 앞세우던 IT 강국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이제는 정부도 좀 더 전향적으로 움직여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지나치게 수동적인 대응이 국민 안전과 AI 시대 자율주행 시장의 주도권을 동시에 놓치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걱정스럽다.

궁금할 만한 것들

Q. 모델3 하이랜드나 모델Y 주니퍼는 국내에서 FSD를 아예 못 쓰나요?

A. 칩(AI4)은 지원 가능한 사양이지만 중국산이라 국내 규제를 그대로 적용받는다. 국토부가 DCAS 관련 조항을 도입해야 순차적으로 풀릴 전망이다.

Q. 하드웨어3 탑재 차량은 이제 FSD를 영영 못 쓰나요?

A. 그렇지 않다. FSD 라이트가 2026년 6월29일 미국에서 배포를 시작했고, 미국산 하드웨어3 차량은 글로벌 배포 시점에 맞춰 순차 지원될 가능성이 높다.

Q. 내 차 하드웨어 버전은 어떻게 확인하나요?

A. 차량 화면에서 제어소프트웨어, 추가, 차량정보 순서로 들어가면 하드웨어 버전을 확인할 수 있다.

Q. 중국산 모델Y RWD(하드웨어3)는 언제쯤 FSD가 될까요?

A. 중국산 규제와 하드웨어3 제약이 동시에 걸려 있어 현재로서는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

정리하면
▪ 미국산+AI4(신형 모델S·X, 사이버트럭)는 지금 바로 FSD 사용 가능
▪ 미국산+하드웨어3(구형 모델3·모델Y·구형 모델S·X)는 FSD 라이트 글로벌 배포를 기다리면 됨
▪ 중국산+AI4(모델3 하이랜드, 모델Y 주니퍼)는 기술은 갖췄지만 국내 규제 도입이 관건
▪ 초기 하드웨어2 모델S·X는 하드웨어3 무상 업그레이드 여부부터 확인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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