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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90 '666마력' 국내 인증, 배터리는 왜 더 작아졌을까

제네시스 GV90이 국내 인증을 통과하면서 모터·배터리·주행거리 스펙이 먼저 드러났다. 울산공장에서는 이미 시험 양산차 250대가 품질 점검을 받는 중이라 실물 공개도 머지않았다.

제네시스 GV90 국내 인증 정측면 이미지
핵심만 먼저
▪ 최고출력 666마력(전륜 326·후륜 340), GV60 마그마(650마력)보다 강하다
▪ 배터리는 123.5kWh로 한 급 아래 BMW iX5(144kWh)보다도 적다
▪ 복합 주행거리 481km로 세 모델 모두 동일하게 인증됐다
▪ 레벨2플러스 자율주행은 이번엔 빠질 가능성이 크다
mirustory | 김기자 | 2026.08.12

250대가 벌써 도로 위에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는 지금 GV90 시험 양산차 250대가 품질 점검을 받고 있다. 실물이 공개되기 전, 국내 인증부터 먼저 통과했다. 이번에 인증받은 모델은 7인승 22인치, 6인승 22인치, 6인승 24인치 세 가지다. 6인승 사양에는 옵션으로 24인치 휠까지 들어간다. 지금까지 이 정도 크기 휠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롱바디나 튜닝카 정도에서나 볼 수 있었다.

(출처: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관리정보시스템 국내 인증자료 2026.08)

제네시스 GV90 테스트카 스파이샷
제네시스 GV90 테스트카 스파이샷

출력은 왜 666일까

공통 스펙부터 보면 세 모델 모두 앞뒤 모터가 하나씩 달린 듀얼모터가 기본이다. 전륜 모터는 326마력, 후륜 모터는 340마력이다. 단순히 더하면 666마력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지금까지 듀얼모터 전기차 최고출력을 발표할 때 이렇게 앞뒤 모터를 합산해온 방식 그대로다. GV60 마그마가 650마력이었으니 그보다도 세다. 다만 차체가 훨씬 크고 무거워진 만큼, 체감 가속력까지 그만큼 짜릿할지는 별개 문제다. 애초에 GV90은 서킷을 달리라고 만든 차가 아니다.

배터리는 왜 오히려 작아졌나

인증자료에는 축전지 전격 전압 703V, 축전지 용량 175.7Ah로 적혀 있다. 703V에 175.7Ah를 직접 곱해보면 12만 3,517Wh, 그러니까 약 123.5kWh다. 얼핏 크게 느껴지지만 차급을 놓고 보면 오히려 적은 편이다. 한 급 위인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는 배터리가 205kWh다. 그 차와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이니, 한 급 아래인 BMW iX5로 좁혀 봐도 결과는 비슷하다. 북미 기준 iX5 배터리는 144kWh로, 한 급 아래 차보다도 20kWh 이상 적게 들어간 셈이다.

제네시스 GV90 삼성SDI 각형 배터리 셀 이미지

배터리를 이렇게 보수적으로 세팅한 이유는 셀 종류에 있다. GV90에는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 셀이 처음 들어간다. 그동안 현대차그룹 주력 전기차는 거의 다 LG에너지솔루션·SK온의 파우치형 셀을 썼다. 파우치형은 얇고 가볍고 에너지 밀도가 높지만, 껍데기가 물러서 문제가 생겼을 때 어디로 터질지 통제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각형은 두꺼운 금속 캔 안에 셀을 넣고, 상단 안전벤트가 미리 정해둔 방향으로만 가스를 배출시킨다. 옆 셀로 불이 옮겨붙는 속도를 늦추는 구조다. 예상 판매가가 1억원대 중반에서 2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진 이 차에서, 에너지 밀도보다 안전성을 택한 셈이다.

다만 이 각형 셀도 중국 산시성 시안 공장에서 만들어져 울산으로 넘어와 조립된다. 삼성SDI 기술과 품질관리 아래 생산되는 것이니 크게 감안할 부분은 아니다. 여기에 더해 GV90은 현대차 최초로 무선 BMS를 탑재한다. 미국 아나로그디바이스(ADI)의 무선 BMS 솔루션으로, 배선 없이 셀 모듈이 무선으로 데이터를 쏴서 배터리관리시스템과 통신한다. 배터리 셀은 가장 보수적인 방식을, BMS는 가장 실험적인 방식을 고른 셈인데, 배터리 이력을 생산부터 폐기까지 디지털로 기록하게 만드는 규제에 대응하려는 목적이 커 보인다.

무게 3톤이 알려주는 것

인증에서 드러난 확실한 차이는 무게와 주행거리다. 공차중량은 7인승 22인치가 3,605kg, 6인승 22인치가 3,595kg, 6인승 24인치가 3,600kg 안팎이다. 총중량은 세 모델 각각 3,665kg, 3,645kg, 3,650kg이다. 3톤이 훌쩍 넘는다. 신형 팰리세이드 두 대를 합친 무게에 맞먹는다.

5m가 넘는 차체에 123.5kWh 배터리, 에어서스펜션, 후륜조향 같은 럭셔리 사양을 다 얹었으니 무거워지는 건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이 무게와 맞바꾼 게 주행거리다. 국내 인증 기준 복합 주행가능거리는 세 모델 모두 481km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인증자료를 직접 대조해보니 휠 크기도 무게도 다른 세 모델이 똑같이 481km로 찍혀 있었다. 국내 인증 규정상 같은 배터리·파워트레인을 쓰는 동일 라인업은 가장 무겁고 전비가 불리한 사양을 대표로 시험해 전체에 적용할 수 있어서다. 가장 불리한 24인치 사양을 대표로 시험했다는 뜻이니, 실제로 7인승이나 22인치 6인승을 고르면 481km보다 더 갈 가능성이 있다.

'GV90은 800km 간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어본 독자도 있을 것이다. 이건 2023년 현대차 인베스터데이 발표에서 시작된 오해다. 당시 자료는 '현행 아이오닉5 대비 1회충전 주행거리를 50% 이상 개선하겠다'고 했을 뿐, GV90에서 50% 개선하겠다는 내용은 없었다. 아이오닉5에서 50% 개선한 수치가 800km인 것이지, 그게 GV90의 주행거리는 아니었다는 얘기다. 한 급 아래 차들보다도 배터리가 20kWh 이상 적게 들어간 만큼, 주행거리 경쟁력이 낮은 건 사실로 봐야 한다.

(출처: 현대자동차그룹 2023 인베스터데이 자료)

제네시스 GV90 주행거리 인증 481km 이미지
GV90 공차중량·주행거리 인증 수치를 보여주는 참고 이미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이미지

얼굴을 빛으로 채운 이유

외관 하이라이트는 조명이다. 전면에는 일루미네이티드 크레스트 그릴이 들어간다. 이미 지난해 8월 미국 특허청을 통해 디자인 특허가 공개됐고, 네오른 콘셉트에서 봤던 조명과 닮았다. 제네시스 특유의 두줄 램프가 양쪽에서 출발해 전면 중앙에서 삼각형을 그리며 모인다.

내연기관 시대의 제네시스 패밀리룩은 두줄 램프만큼이나 크레스트 그릴도 중요한 요소였다. 엔진에 공기를 넣어야 하니 그릴이 뚫려 있어야 했고, 그 구멍을 얼마나 고급스럽게 포장하느냐가 디자인의 관건이었다. 전기차는 그 구멍이 필요 없다. 아우디처럼 그릴 모양만 남기고 막아버리는 쪽도 있지만, BMW를 필두로 그 자리 전체를 빛으로 채우는 쪽도 늘고 있다. 제네시스도 후자를 골랐다.

헤드램프는 가장 바깥쪽 가장자리로 통합됐다. 바깥쪽이 하향등, 안쪽이 상향등 역할을 한다. 램프 모듈 두께도 기존 제네시스 차들에 들어가던 MLA 램프보다 눈에 띄게 얇아졌는데, 램프용 글래스 웨이퍼를 공급하는 옵트론텍이 슬림형 8인치 웨이퍼 양산 체제를 갖췄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후면 램프는 두줄 램프가 좌우를 수평으로 가로지르되, 꺼져 있을 때는 차체 면처럼 보이다가 켜지면 그 안에서 빛이 나오는 히든 라이팅 방식이다. 레인지로버가 쓰는 방식과 비슷한데, 차체를 정교하게 파내고 단차를 정밀하게 관리해야 하는 만큼 비용이 많이 드는 방식이라 이 정도 급 차에서나 쓸 수 있다.

제네시스 GV90 일루미네이티드 크레스트 그릴 전면 이미지 기둥까지 없앤 진짜 이유
일루미네이티드 크레스트 그릴이 켜진 GV90 전면부 이미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이미지

기둥까지 없앤 진짜 이유

필러리스 코치도어

측면에서는 코치도어가 눈에 띈다. 일반 도어 모델과 양문형 코치도어 모델 두 가지가 나오는데, 코치도어 모델은 B필러가 아예 없는 구조다. 롤스로이스 팬텀·컬리넌·고스트, 페라리 푸로산게도 코치도어를 쓰지만, 이 차들도 문을 열어보면 B필러는 그대로 남아 있다. B필러는 지붕과 바닥을 연결해 충격을 위아래로 분산시키고, 코너링 때 차체가 비틀리는 걸 버텨주는 척추 같은 부품이다. 이 기둥을 없애면 비틀림 강성이 뚝 떨어져 승차감이 나빠지고 풍절음도 커진다. 코치도어의 대명사인 롤스로이스조차 B필러를 지킬 이유가 없앨 이유보다 컸던 셈이다.

제네시스는 그 기둥을 없앴다. 앞뒤 도어가 서로 맞물리는 구조와 차체 자체의 강성으로 기둥이 하던 역할을 대신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개발진이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지금까지도 조율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얘기가 있는 걸 보면, 코치도어 모델은 출시와 동시에 판매되기보다 일반 모델이 먼저 팔리고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된 뒤에야 인도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이걸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상징성 때문일 것이다. 기둥 없이 문이 활짝 열리는 코치도어는 1960년대 링컨 4세대 컨티넨탈이 시초였고, 이 차는 백악관 케네디 대통령의 의전차로 쓰였다. 역사적으로 최고 권력자의 차에만 허락됐던 형태라는 상징성을 노린 셈이다.

롤러블 디스플레이와 금속 버튼

실내에서는 디스플레이가 핵심이다. 중앙 디스플레이가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크기가 조절되는 롤러블 방식으로, 화면이 6인치일 때는 9대2 화면비, 다 펼치면 24대9까지 늘어난다. 인포테인먼트는 '플레오스 커넥트 W'라는 이름이 붙었다. 화면 아래 물리 버튼은 전부 금속 소재로 남아 있다. 벤츠·BMW·포르쉐가 죄다 터치스크린으로 가는 요즘, 손끝에 걸리는 금속 버튼이 오히려 고급으로 느껴진다는 평가가 많다.

제네시스 GV90 필러리스 코치도어 측면 이미지
필러리스 코치도어가 열린 GV90 측면 이미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이미지

레벨2플러스가 빠진 이유

이제부터는 소프트웨어 얘기다. 운전자가 책임지되 차가 스스로 운전을 대신해주는 레벨2플러스 시스템이 GV90에 들어가느냐가 관건인데, 아직 공식 발표 전이라 조심스럽지만 이번엔 빠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 3월 26일 현대차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율주행개발센터장이 공개한 로드맵을 보면, 올해 새 기능이 처음 들어가는 차종은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제네시스 대형 SUV 신차, G90 페이스리프트 세 개로 명시돼 있었다.

여기서 제네시스 대형 SUV 신차가 GV90이다. GV90에 들어간다고 적힌 기능은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크루즈컨트롤을 일반도로까지 확대한 것과, 버튼 한 번으로 차를 넣고 빼는 원터치 스마트주차 보조 두 가지다. 둘 다 편의 기능이지, 레벨2플러스는 아니다. 레벨2플러스는 고속도로 핸즈프리 주행을 허용하는 규정에 맞춰 G90 페이스리프트에 먼저 들어간다.

(출처: 현대차 정기 주주총회 자율주행 로드맵 발표 2026.03.26)

'나중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받으면 되지 않느냐'고 물을 수도 있다. 가능성이 0%는 아니지만 쉽지 않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나중에 받으려면 차가 그걸 받아들일 하드웨어 구조부터 갖추고 있어야 한다. 현대차와 포티투닷이 준비 중인 차세대 전기전자 아키텍처, 이른바 '코드' 아키텍처가 그 구조인데, 적용 시점은 2028년으로 이미 인베스터데이 자료에 나와 있다. 이 아키텍처 없이는 차세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요구하는 연산 성능과 전력, 대역폭을 지금 하드웨어가 감당하지 못한다. 물론 실물이 나와봐야 정확히 알 수 있고, 알려지지 않은 하드웨어가 숨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그래서 GV90은 어쩌면 마지막 하드웨어 플래그십일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자동차의 급을 가른 건 배기량·실린더 개수·가죽 등급·문 열리는 방식·휠 크기 같은 하드웨어였고, GV90은 그 문법으로 아주 잘 만들어진 차다. 하지만 앞으로 나올 차들은 운전을 대신해주느냐 아니냐, 소프트웨어 성능으로 급이 갈리게 된다. GV90은 하드웨어가 자동차의 급을 정하던 시대의 마지막 대표작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제네시스 GV90 실내 디스플레이 이미지
GV90 실내 롤러블 디스플레이 이미지

자주 묻는 질문

Q. GV90 출시일은 언제인가요?

A. 아직 공식 발표 전이나, 울산공장에서 시험 양산차 250대가 품질 점검을 받는 중이라 실물 공개가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Q. GV90 최고출력은 얼마인가요?

A. 전륜 326마력, 후륜 340마력 듀얼모터로 합산 666마력이며, 이는 현재까지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차량 중 가장 높은 수치다.

Q. GV90 주행가능거리는 얼마나 되나요?

A. 국내 인증 기준 복합 481km이며, 가장 무거운 24인치 휠 사양을 대표로 시험한 값이라 실제로는 이보다 더 갈 수 있는 트림도 있다.

Q. GV90에는 레벨2플러스 자율주행이 들어가나요?

A. 현재까지 나온 로드맵상으로는 빠질 가능성이 크다. 레벨2플러스는 같은 시기 나올 G90 페이스리프트에 먼저 적용될 예정이다.

Q. GV90 배터리는 어떤 셀을 쓰나요?

A.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 셀이 처음 적용되며, 중국 시안 공장에서 생산돼 울산공장에서 최종 조립된다.

정리하면
▪ 666마력 듀얼모터, 배터리는 123.5kWh로 한 급 아래 차보다도 적다
▪ 안전을 택해 삼성SDI 각형 셀과 무선 BMS라는 상반된 조합을 골랐다
▪ 필러리스 코치도어와 빛으로 채운 그릴이 외관의 핵심이다
▪ 레벨2플러스는 이번엔 빠지고 G90 페이스리프트에 먼저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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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사람
김기자 | 미루스토리 운영자
기아 EV6로 50만km 이상 주행한 전기차 오너이다. 신차·전기차 가격과 보조금은 환경부·제조사 공식 자료를 직접 확인해 기준일과 함께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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