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사이버캡이 9월 3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정식 공개됐다. 3만 달러 이하를 목표로 한 2인승 완전자율주행 로보택시로, 핸들도 페달도 없이 카메라 8개만으로 달린다.
오스틴에 뜬 무인 택시
행사가 끝나자마자 초청객들은 오스틴 지오펜스 구역 안에서 실제로 사이버캡을 호출해 탔다. 테슬라는 이 순간을 "미래가 도착했다(The future has arrived)"라는 문구로 요약했다.
테슬라 뉴스와이어 공식 X 계정이 행사 시각을 미리 예고한 뒤, 행사 전날에는 오스틴 시내 곳곳에 골드 컬러 사이버캡이 줄지어 대기하는 모습이 X 트렌드에 올라오기도 했다. 텍사스 차량국에는 이미 상용 배치용으로 7대가 등록된 상태였다는 보도도 나왔다.
사이버캡은 2인승이다. 문은 위로 열리는 버터플라이 도어 두 짝, 핸들 없음, 가속·브레이크 페달 없음, 사이드미러도 없다. 재작년 콘셉트카로 처음 공개됐던 형태가 거의 그대로 양산차로 나왔다.
카메라 8개, 승부수 던지다
사이버캡의 하드웨어 구성을 뜯어보면 눈에 띄는 대목이 하나 있다. 라이다도, 레이더도 없다는 점이다. HD맵에도 의존하지 않는다. 차체에 달린 카메라 8개만으로 판단하고 달린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상업 운행 승인을 받은 로보택시 중 이 방식을 택한 곳은 없었다. 웨이모도, 아마존 죽스도, 앞으로 나올 모셔널도 카메라·라이다·레이더를 함께 쓰는 멀티모달 센서를 기본값으로 삼는다. 지난주 웨이모가 "멀티모달 센서는 필수"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과 정반대 노선이다.
행사에서 15분 넘게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테슬라 AI 소프트웨어 부사장은 "라이다·레이더·고정밀 지도보다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AI 지능이 더 핵심"이라고 못 박았다. 센서를 늘리는 대신 소프트웨어 예측 능력을 끌어올리는 쪽에 베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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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 8개만으로 자율주행하는 사이버캡의 측면 프로필 스튜디오 렌더링 이미지 |
웨이모와 다른 길
누구 말이 맞는지는 아직 결론이 안 났다. 테슬라의 무인 로보택시 누적 주행 거리는 아직 100만 마일 수준이다. 반면 웨이모는 운전석이 비어 있는 상태에서 이미 2억 2천만 마일 이상을 쌓았다. 격차는 220배에 달한다.
그런데도 사업성 지표만 놓고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웨이모의 올해 2분기 실적을 찾아보면 매출은 약 3억 8,200만 달러인데 영업손실은 18억 달러에 이른다. 매출의 다섯 배에 가까운 적자를 계속 내고 있는 셈이다. 공개된 실적 자료를 직접 확인해보면, 서비스 도시를 10곳에서 15곳으로 늘렸는데도 주간 이용 건수는 50만 건 그대로였고 차량 1대당 주간 운행 건수는 오히려 25% 줄었다.
이유는 단가다. 웨이모가 쓰는 지커(Zeekr) 기반 차량은 중국산 관세까지 얹혀 미국 도착 기준 약 7만 8천 달러, 6세대 자율주행 하드웨어를 더하면 대당 10만~12만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사이버캡은 3만 달러 이하를 공언했다. 플릿을 대량으로 굴려야 하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차량 원가 자체가 다른 셈이다.
| 항목 | 테슬라 사이버캡 | 웨이모(6세대) |
|---|---|---|
| 센서 구성 | 카메라 8개 단독 | 카메라+라이다+레이더 |
| 차량 원가(추정) | 3만 달러 이하 목표 | 약 10만~12만 달러 |
| 무인 누적 주행 | 약 100만 마일 | 약 2억 2천만 마일 |
| 탑승 정원 | 2인승 전용 | 4~5인승 양산차 기반 |
(출처: 테슬라 오스틴 론칭 행사 발표 자료·Third Pole Markets 웨이모 실적 보도 2026.09 기준)
3만 달러의 계산법
2인승으로 좁힌 이유부터 실용적이다. 테슬라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실제 택시 승객의 80%가 1~2명이다. 그런데도 지금 택시 대부분은 4~5인승이라, 빈 좌석 무게만큼 배터리·타이어·전기요금이 낭비된다는 게 테슬라의 계산이다. 3명 이상 타야 하는 나머지 20%는 로보택시 앱에서 모델Y를 함께 호출하도록 했다.
공개된 EPA 인증 자료를 직접 열어보면 배터리 48kWh, 전륜 모터 219마력, 공차중량 약 1,412kg으로 확인된다. 복합 전비는 마일당 165Wh, 미터법으로 환산하면 kWh당 약 9.75km에 이른다. 지금까지 전비 1위였던 루시드 에어 퓨어(kWh당 약 7km)보다 21% 높은 수치다. EPA 실험실 수치에 0.7 보정을 거친 실제 주행거리는 약 470km 선으로 추정된다.
제조 방식도 원가 절감에 맞춰져 있다. 차체를 여섯~일곱 개 모듈로 나눠 병렬로 조립하는 '언박스드' 공정을 쓰고, 도장 공장을 아예 없앴다. 색이 섞인 플라스틱을 그대로 사출 성형하는 RIM(반응 사출 성형) 공법으로 외판을 만든다. 도장 공장 하나를 짓는 데 약 6,700억 원이 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결정 하나로 절감되는 비용이 상당하다.
발표 하루 만에 조사 착수
화려한 발표 뒤에는 곧바로 규제 이슈가 따라붙었다.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바로 그날인 9월 3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AQ26002' 번호로 공개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 대상은 약 1,000대 규모다.
쟁점은 인증 방식이다. 미국은 제조사가 스스로 안전기준 충족 여부를 판단해 인증하는 자기인증제를 쓰는데, 사이버캡은 핸들·페달·사이드미러가 아예 없어 인간 운전자를 전제로 한 기존 연방 안전기준 상당수를 테슬라가 "적용 불가"로 자체 판정했다. NHTSA는 이 판단 과정 자체를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도어 개폐 안전성을 두고도 SNS에서는 물체 감지 테스트 영상이 화제가 되는 등, 아직 검증해야 할 구간이 남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유튜브 댓글에서도 이 지점을 짚는 반응이 많았다. "폭우나 폭설시엔 카메라는 무용지물"이라거나 "카메라에 낙엽·진흙이 묻으면 어떻게 대처하는지 궁금하다"는 의견이 다수였고, "사고 나면 책임은 누구에게 있냐"는 질문도 반복적으로 나왔다. 실제로 테슬라 로보택시는 지금까지 17건 이상의 사고가 보고된 바 있다.
한국에서도 볼 수 있을까
영상 댓글을 살펴보면 기대와 우려가 뚜렷하게 갈린다. "몸이 불편하신 분들께는 최고의 선물"이라거나 "연로하신 어머니가 계셔서 너무 매력적"이라는 반응처럼, 고령자·교통약자 이동권 관점에서 반기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실제로 사이버캡은 도어 핸들과 비상정지 버튼에 점자를 큼직하게 넣어, 시각장애 승객이 다른 사람 도움 없이 혼자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반대로 "국내에 들어오려면 최소 5년은 걸릴 것"이라거나 "여객운수사업 면허와 사업자 등록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현실적인 지적도 많았다. 한국은 개인택시·법인택시 면허 체계가 촘촘해, 사이버캡이 들어오더라도 개인이 바로 구매해 영업하는 방식은 쉽지 않다. 웨이모·테슬라 모두 한국 법인을 두고 있고 로보택시 서비스 계획도 밝힌 만큼, 국내 도로 위 경쟁은 시간문제로 보는 시각도 있다.
테슬라 로보택시 홈페이지의 파트너 신청 페이지를 직접 열어보면, 개인 소비자가 아니라 사이버캡 플릿을 굴릴 사업자·모빌리티 허브 운영자를 먼저 모집하고 있는 것도 확인된다. 우버·리프트 같은 기존 플랫폼과 손잡고 네트워크를 넓히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국내 도입 시점을 가늠하려면 이 파트너 모집이 실제로 어느 지역까지 확대되는지부터 지켜보는 편이 정확하다.
자주 묻는 질문
Q. 테슬라 사이버캡 한국 출시는 언제쯤 가능한가?
A. 공식 출시 일정은 아직 없다. 테슬라는 현재 미국 내에서도 개인 판매가 아닌 플릿 사업자 모집 단계이고, 국내는 여객운수사업법상 면허 체계 때문에 로보택시 서비스 형태로 먼저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Q. 사이버캡을 개인이 사서 로보택시 영업도 할 수 있나?
A. 미국에서도 아직은 테슬라가 직접 운영하거나 파트너 사업자를 통해 굴리는 구조가 우선이다. 개인 소유자가 낮에는 자기가 타고 밤에는 플릿에 합류시켜 수익을 내는 방식은 향후 규제 정비에 달려 있다.
Q. 사고가 나면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A. 아직 명확한 법적 기준이 자리 잡지 않았다. 이번 NHTSA 조사도 결국 이 지점, 즉 운전자가 없는 차량에 기존 안전기준을 어떻게 적용할지를 다루고 있어 조사 결과가 향후 책임 소재 논의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Q. 폭우·안개 같은 악천후에도 카메라만으로 안전한가?
A.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테슬라는 소프트웨어 예측 지능으로 커버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극단적 기상 조건에서의 데이터는 웨이모의 2억 마일급 누적치에 비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이 부분은 사이버캡 운행 거리가 더 쌓여야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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